망나니 부동산 정책과 세금폭탄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운동꾼들의 이념적·혁명적·정치적 저의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민간주도·시장주도 사회에서 국가주도 사회로 가려는 의도라 할 수 있다. 부동산보유 현황에 나타나 있는 계급 관계를 뒤집어, 집 있는 층을 도태하고 집 없는 층은 국가의 임대주택 공급에 의존케 해 그들을 자립적 중산층으로 올라가게 하는 대신 ‘국가에 매인, 국가의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평생을 살며 겨우 집 한 채 장만한 은퇴 노인들까지 도태시키겠다는 그 터무니없는 복수와 증오는 뭐라고 설명해야 할 것인가? 학생 때부터 저들 운동꾼들의 마음 속 깊이 각인되고 축적돼 온 ‘혁명의 적’ ‘민중의 적’에 대한 적개심이다.
그런, 제정 러시아적·부르봉 왕조적 ‘민중의 적’은 오늘의 대한민국에는 없다. 없는 데도 굳이 있다고 전제해서 자기들과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살려는 사람들을 일괄 ‘적폐’로 규정해 20세기 초의 러시아 자영농(自營農) 쿨락(kulak)처럼 소멸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집 없는 젊은이들이 집 가진 계층으로 올라서는 것을 막아 시장경제에 기초한 자생적 발전 대신 ‘국가권력에 의한 하향 평준화’ 세상을 이룩하겠다는 웃기지도 않는 이념적 집념인 셈이다.
그들은 이런 체제혁명을 국회의 다수의석으로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야당의 의견을 전혀 묻지도 않았다. 일당이 전횡하는 국회, 혁명정권의 고무도장 노릇을 하는 ‘행정부의 산하기관’ 국회라 할 수 있다. 이제 이 나라는 사실상의 전체주의·민중민주주의로 변혁되고 있다. 이 지경이 되는 과정에선 상당수 국민이 혁명꾼들의 선전선동에 놀아나 그와 야합한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나라가 망하는 덴 필부필부의 책임도 있다.
이런 추세를 방치할 경우 1948년에 세운 대한민국 헌법정신이 규정한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소멸하고 말 것이다. 그 소멸과 함께 그 체제를 사랑해 온 대한민국 국민의 상당 부분도 몰락할 것이다. 그 대신 완장 두른 민중민주주의 꾼들이 설치고 돌아다닐 것이다. 이를 막지 못한 세대는 영구히 후회해도 소용없는 상황을 살며 이런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다. “그래, 그렇게 나라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나태의 대가(代價) 맛이 어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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